부품 소재 산업은 백년대계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 짜 : 07-01-24 09:43 조회 : 4089
기고] 부품 소재 산업은 백년대계 매일경제신문 
2006/12/14 23:25

 
"부품ㆍ소재가 이렇게까지 중요한지 저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는 드라마 `주몽`에서 모팔모 역의 이계인 씨가 얼마 전 산업자원부 `부품ㆍ소재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한 말이다.

이계인 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시 한번 생각한 것은 `일반시민들에게 부품ㆍ소재의 중요성이 쉽게 피부에 와닿기는 어렵다`는 점이었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에게는 매일 접하는 완제품이 중요하지 그 속에 들어 있는 수천 수백 가지의 부품ㆍ소재가 큰 관심사가 아닌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 생활이 점차 편리해지고 있는 이유를 알고 보면 부품ㆍ소재의 기술적 진보 덕택인 경우가 많다.

최근 슬림폰 열풍도 마찬가지다.

케이스, 키패드 두께가 신소재 사용으로 얇아지고, 내장형 안테나 개발과 마이크 소형화로 지갑에 들어갈 만한 두께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폰의 세계적 경쟁력은 결국 핵심부품에서 시작된 것이다.

다행히도 본인은 민간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터라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인 핵심 부품ㆍ소재 개발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현장을 체험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부품ㆍ소재산업 발전은 허리가 튼튼한 산업구조를 통해 대ㆍ중소기업간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질 좋은 성장의 핵심요소며,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적 문제이자 오랜 숙원인 대일 무역역조 해결의 실마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장관 취임 후 가장 신경썼던 정책 중 하나가 바로 부품ㆍ소재산업 육성이다.

하지만 부품ㆍ소재산업 발전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보다 긴 안목을 갖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중핵기업 확보, 선진국의 일부 소수 기업이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소재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소재원천기술 확보 등 근본적인 부품ㆍ소재정책을 내놓았던 것이다.

부품ㆍ소재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장관 임기와 관계없이 우리나라 산업의 100년 후를 내다보고 정책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최근의 여러 지표는 기대 이상이다.

금년 10월까지 부품ㆍ소재 분야 흑자는 272억달러로 전 산업 무역수지 흑자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3분기까지 전체 외국인 투자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반면 부품ㆍ소재 분야 외국인 투자유치는 무려 74.5% 증가하였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부품ㆍ소재 대일 무역역조 완화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적자 규모는 크지만 매년 증가하던 부품ㆍ소재 대일 적자가 금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기업의 혁신노력과 정부 지원을 통해 우리 부품ㆍ소재산업이 점차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진단해 본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대일 적자규모는 작지 않고, 중국이라는 거대공룡이 부상하고 있다.

부품 중 핵심 분야와 소재 원천기술의 경우 선진국보다 뒤처져 있다.

또한 최근 FTA 확산과 지역주의의 심화는 부품ㆍ소재산업으로 하여금 새로운 발전의 이정표를 마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산업자원부는 부품ㆍ소재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전략을 마련하고자 오는 14, 15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부품ㆍ소재 신뢰성 국제포럼`을 개최한다.

국내외 글로벌 기업 경영자와 앨빈 토플러를 비롯한 세계적인 석학을 초빙해 진행하는 이번 포럼을 디딤돌 삼아 부품ㆍ소재산업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전략이 없는 민첩성`을 "가장 가까운 공항으로 미친 듯이 달려가 먼저 보이는 탑승구에서 행선지에 상관없이 비행기를 타는 것"에 비유했다.

이는 우리 부품ㆍ소재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기적 미래를 내다보며 제대로된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래서 더 중요한 일이다.

[정세균 산업자원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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